기독교서적5 Soft landing 5(마지막)_<변방목회> 어느덧 40대 중반에 선 아들은 한국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 생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다. 2015년 8월 한국교회와 정치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한 논문을 국민대학교에 제출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곧바로 한신대학교신학대학원에 들어가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수련 과정을 이어갔다. 그 사이 벙커1교회를 교단에 가입시키고 개척, 설립교회로 발전시켰다. 또한 이 교회 교인들과 함께 사단법인 평화나무라는 교회개혁 단체를 설립해 극우 정치선동을 일삼는 교회에 제동거는 일을 이어갔다. 그리고 2022년 11월 목사로 임직하고 곧이어 담임목사로 취임했다...(중략) 아들은 아직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경기도지사가 된 이재명 씨에 대한 노골적 적대를 자신의 프로그램에까지 요구하는 방송사에 항의해 SBS라디오프로그램 진행자.. 2023. 11. 24. Soft landing 4_<변방목회> 금요일 아침 10시 반경 출발해서 김밥과 사이다 한 병을 사서 싣고 강변도로를 달려 기도원에 가면 40분 정도 걸린다. 그곳에는 온 산이 기도할 곳이다. 텐트를 치고 앉아 있으면 별장 부럽지 않은 기분이 든다. 금요일의 기도는 주로 주일날 설교할 본문을 붙들고 기도하는 것이다. 한 구절 한 구절 읽어가며 깊이 기도하고 명상하고 혹은 주석을 참고하면서 기도하다가 떠오르는 좋은 말씀들을 중심으로 초안을 잡는 것이 주로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주일날 설교할 때 영력을 달라는 것과 교인들이 은혜받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러므로 금요일은 영육 간에 은혜받고 쉬기도 하는 날이다. 나무로 우거진 숲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고 명상하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렇게 기도원에서 서너 시간 있.. 2023. 11. 20. Soft landing 3_<변방목회> 나는 교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자 애썼습니다. 그 노력의 출발점은 재정투명성이었습니다. 주보에 매주 헌금수입을 자세히 수록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제직회를 통해서 재정지출을 보고했습니다. 당회장이지만 함부로 재정지출을 하지 않고 장로님들과 의논했습니다. 담임목사는 물론, 부교역자 사례금을 단 번에 올리지 못하도록 호봉제로 했고 이를 제도화했습니다 ...(중략) 또한, 중직 선거 때 1차에는 무기명 투표를 하고 배수공천해서 일주일 동안 공고한 뒤 2차 투표를 했습니다. 이렇게 공정한 과정을 통해서 선출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은 분도, 단칸 월세방에 사는 가난한 분도 장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중략) 담임목사실을 따로 만들지 않고 당회(의) 실을 장로님들과 함께 썼습니다. 승용차도 장로님들 .. 2023. 11. 15. Soft landing 2_<변방목회> 아내는 결혼 50주년(2020년)을 지나며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은퇴한 후에 교인과 연을 잇는 것이 후임 담임목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던지 2007년 서울을 떠나 덕소로 이사 온 후부터는 사실상 두문불출했다. 그런데 그게 병의 원인이 될 줄이야. 매사에 의욕이 없었다. 나아가 불안과 초조감에 시달렸다. 보기에 안쓰러웠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32년 동안 동고동락했고, 몸과 마음이 아팠을 때 돌보던 교인과의 생이별인데, 남편에 66세에 조기은퇴하는 바람에 한창 일할 59세에 뒷방에 들어가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나. 안절부절못하는 아내를 위해 처음엔 거실을 영화실로 꾸미기도 하고 여기저기 승용차 여행도 다녔다. 하지만 마음의 병을 지우지는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기.. 2023. 11. 14. Soft landing 1_<변방목회>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40년 목회를 마치고 은퇴한 후에야 비로소 나는 고난 받는 이들의 실상이 보였어요. 특히, 설교단에서 내려온 이후 '약자 보호법'의 본질을 제대로 알게 됐어요. 구약성경 시대의 이 법은 사회, 경제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당한 계층에 대한 하나님의 지극한 관심을 확증하는 법이지요. 출애굽기 22장 21절에서 26절에 언급한 율례에 의한 하나님의 자비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않고, 과부와 고아를 해롭게 하지 않으며, 가난한 자에게 이자 없이 꾸어주고, 이웃의 옷을 저당 잡더라도 해지기 전에 돌려주라는 명령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현대사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역사 속에 생동하셔서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김태복 목사 저, 56~57p 김태복 목사님은 김.. 2023. 11. 13. 이전 1 다음